순창 할머니들의 랩 도전, 지역에 여운을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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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할머니들의 랩 도전, 지역에 여운을 남기다
  • 오금택 기자
  • 승인 2020.12.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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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는 도전이라는 훈훈한 메시지 남겨
할미넴 맴버들
할미넴 맴버들

지난해 랩을 배우기 위해 뭉쳤던 순창군 할머니 4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인 ‘할미넴’이 제48회 국제에미상 결선후보에 올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쉽게 결선에서 수상까지는 못했지만 해당 다큐멘터리는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며, 글로벌 대세임을 입증했다.

할미넴의 주인공은 ‘얌전공주’ 백성자(75), ‘꽃샘’ 김영자(75), ‘부자입술’ 오순례(69), ‘빅맘’ 박향자(62) 할머니 등 4명으로 이뤄졌다. 이들을 가르친 랩퍼 강성균(28)씨는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랩 음악을 했던 청년으로 고향인 순창으로 내려오면서 할머니들과 인연이 시작됐다. 아버지 강재원, 어머니 송준신(현 군의원)의 아들인 강씨는 고향인 순창으로 내려와 순창국악원 행정업무를 맡으면서, 힙합교실을 통해 지역의 할머니들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랩의 기본조차 몰랐던 할머니들은 랩을 배우면서 흥미를 느끼며 진지하게 배우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이 써온 가사를, 강씨가 라임에 맞게 수정하면서 할머니 각자만의 개성있는 랩이 탄생했다. ‘어릴 적 산골짜기 전기가 없는 초가집’(박향자), ‘남은 다섯 식구 엄만 너희의 지붕’(백성자) 등 각자 여덟마디를 랩에 담았다. 할머니들은 지난해 10월에 열렸던 제23회 순창군 노인의 날 기념식에도 갈고 닦은 랩 실력을 뽐내며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랩 자체가 미국에서 건너와 젊은 청년들만의 점유물로만 느껴졌던 음악적 장르다보니 할머니들의 도전은 쉽지 않았을 뿐더러 도전 자체만으로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KBS전주방송에서 특별기획으로 방영된 이후 올해 다시 한 번 다큐인사이트라는 방영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평균 연령 70세 이상의 할머니들의 도전은 젊은 청년 강씨와의 만남으로 성공아닌 성공을 거두면서, 지역내 할머니를 비롯해 여성, 청년들에게도 도전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래퍼 강성균씨는 “처음에는 진짜 할머니들이 따라오는게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할머니들이 조금씩 랩이라는 장르를 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로 담아낸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어 꾸준히 노력했다. 가사에는 할머니들이 살아온 삶 자체가 담겨 있어 우리 서로 랩을 하면서 한없이 붙들고 울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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