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다리 저 끝‥먼저 와 기다리는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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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 저 끝‥먼저 와 기다리는 겨울
  • 문순옥 기자
  • 승인 2020.12.0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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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섶다리 풍경 -

강원도 영월은 험준한 산과 굽이치는 물줄기 등 자연 장애를 편히 넘는다는 뜻으로 고려 때부터 불려 져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태백산맥과 차령산맥에서 뻗어 나온 크고 작은 산들이 중첩된 전형적인 내륙산간인 영월은 두위봉(斗圍峰), 백운(白雲)산, 태화(太華)산 등 1000m 이상 되는 고산준령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그 사이를 주천(酒泉)강 · 평창(平昌)강 · 동강(東江) 등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북한강의 지류가 돼 합류한다.

또한 크고 작은 명산들과 계곡,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과 서강, 자연이 빚은 신비로운 석회동굴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곳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중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는 여름철 맑은 물과 강변 풍경으로도 유명하지만 겨울 무렵이면 섶다리가 놓여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섶다리는 매년 추수를 마치고 10월 말쯤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4~5일에 걸쳐 만들었다가 다음해 5월 중순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거둬들인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형으로 거꾸로 막고 그 위에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어 다리의 골격을 만든 후 솔가지로 상판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는데 지네발을 닮았다고도 비유되는 이 섶다리는 돌을 쌓아 만들고 못을 사용하지 않고 도끼와 끌로만 기둥과 들보를 만드는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

예전에는 영월과 정선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교량이 들어서 대부분 사라져버려 이색풍물이 돼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판운리의 섶다리는 판운마을회관 앞에 놓여 져 평창강을 사이에 둔 밤나무가 많이 난다는 밤뒤마을과 건너편의 미다리 마을을 하나로 연결해주고 있다.

미다리라는 지명 이름도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여름 장마 때면 섶다리가 떠내려가 다리가 없다고 해 붙여진 것으로 그 이름이 정겹다.

특히 미다리마을에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있는데 하늘 높이 곧게 뻗은 위용이 대단하고 잎을 떨구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뭇가지가 노을을 받아 붉은 빛을 토해내면 장관이다.

길이가 150m쯤 되는 메타세쿼이아길은 보보스캇 캠핑장이란 사유지 안에 있는데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별을 헤아리며 모닥불 놀이도 즐기고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새벽 가로수길과 강변 숲길을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외에도 주천면에서 법흥계곡을 따라건한 절집 극락전에서 적멸보궁 오르는 숲길은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를 비롯해 전나무, 참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 차로 10여분 거슬러 오르면 법흥사가 있다.

법흥사는 643년 자장율사가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흥녕사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곳으로 초겨울에 한번 들러보면 고즈넉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올해가 가기전 영월에 아름다움에 한번 빠져보는것도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아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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