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뒷산 인왕산길 50년만에 완전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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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뒷산 인왕산길 50년만에 완전개방
  • 김성진 기자
  • 승인 2020.10.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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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에게 통제됐다.

청와대가 경호·군사 목적 시설물이 배치돼 일반인의 접근이 부분적으로 통제돼 온 인왕산 지역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지난해 6월 이뤄진 청와대 앞길 24시간 개방에 이은 추가 조치로 인왕산 지역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지역의 경호작전 개념 전환에 따른 이번 조치로 인왕산 옛길이 원형에 가깝게 복원될 전망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시민들도 인왕산 옛길이나 개방되는 샛길을 통해서 정상이나 약수터 등지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인왕산 지역은 1968년 1월 21일 북한군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하려 한 '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에게 통제됐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후 일부 지역을 개방했지만 경호와 군사 목적의 시설물이 남은 상태에서 시민의 접근이 자유롭게 이뤄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건축가 승효상 동아대 석좌교수 등과 인왕산 탐방로를 둘러보며 "불필요한 시설을 철거하는 것이 자연과 문화재를 보호하고 시민 편의를 높이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군사 관련 시설은 서울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군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신중히 접근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번 조치에 따라 관계기관은 인왕산 등산로 상에 설치된 경계초소와 유휴시설 등 불필요한 경비시설을 과감히 없앨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한양도성의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하는 시설물은 철거를 원칙으로 하면서 시민 편의를 위해 활용할 가치가 있는 시설물은 용도 변경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근현대사와 관련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시설물은 유물로 보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수도 방위에 필요한 필수 군사시설은 주변 경관을 고려해 방호 철조망을 미관형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인왕산 지역 개방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군과 경찰, 문화재청과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 노후철조망 제거 등은 즉시 추진하고 예산이 소요되는 개선 사항은 우선순위를 정해 올해 안에 추진하기로 했다. 경호처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완료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경호처는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 열린 청와대를 구현한다는 취지에 따라 경비대 근무교대 과정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근무교대식은 이달 중 청와대 앞길 등지에서 처음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청와대 경내 관람객 중 희망자에 한해 개방해 오던 칠궁(七宮)도 사전예약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칠궁은 조선의 왕과 대한제국 친왕을 낳았으나 종묘에 모시지 못하는 일곱 후궁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문화재청은 경호처와 협의해 다음 달부터 하루 5차례 시범관람을 실시하고 7월부터는 주중 5회·주말 10회로 관람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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