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戰 대비 없는 각군 사관학교 커리큘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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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戰 대비 없는 각군 사관학교 커리큘럽
  • 문순옥 기자
  • 승인 2020.10.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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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2.0 첨단 기조에도 여전히 재래식에 머무르는 사관학교 수업
홍영표의원
홍영표의원

국방부가 국방개혁 2.0 기조하에 ‘스마트 국방혁신’을 추진, AI·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적용한 무선 네트워크 기반 육군 스마트부대 시범사업, 해군 스마트 항공기지, 공군 스마트 비행단 구축 등에 내년 1,552억원 투입을 앞둔 가운데 정작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정예화된 군을 이끌어갈 각군 사관학교 장교양성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사관학교에서 제출한 4차산업혁명 관련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전 생도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4차산업혁명 기술 관련 수업은 ▲육군사관학교 2*개 ▲해군사관학교 0개 ▲공군사관학교 2개로, 사실상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 함양을 생도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생도들이 반드시 IT/사이버 수업을 두 과목 이상 수강해야 하는 미국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정책과도 대비된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는 非공학 생도들이 의무적으로 3개 이상의 연속 공학 수업을 수강하게 하는 코어 엔지니어링 시퀀스(Core Engineering Sequence) 프로그램을 통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공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게 해 모든 생도가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의 기초를 이해할 바탕을 제공한다.

현재 각 사관학교에서 국방개혁 2.0 기조에 맞춰 제공하는 첨단기술 관련 교과목은 육사 25과목, 해사 5과목, 공사 3과목이나 이 중 육사 12과목과 해사 2과목은 올해 신설된 것으로, 2018년부터 추진된 국방개혁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설된 대다수 과목은 특정 전공 학생들만 수강할 수 있는 전공과목으로, 타 생도들의 4차산업혁명 관련 수업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로 각 사관학교에 개설된 첨단분야 관련 수업 33개 중 25개 과목은 수강생이 20명 이하였다.

커리큘럼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첨단과목 수업들이 유명무실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일부 과목은 기존 과목에서 과목명만 변경한 수준에 그쳤다. 육사는 ‘사회조사방법론’ 수업을 ‘통계의 이해’로 변경하고, 기존 교수진이 그대로 수업을 맡아 심리학 전공 교수들이 빅데이터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또 중국어 교수가 ‘언어, 사고와 인공지능’ 수업을 전담하는 등, 급히 신설되는 과목들에 있어 교수진의 확보가 미진한 상황이다. ‘전자공학개론’,‘컴퓨터공학’ 과목 역시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 수업 목록에 포함되어 제출되었으나 실제로는 일반 전공 개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홍영표 의원은 “미래전을 이끌어갈 정예장교 육성의 산실인 사관학교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우리 생도들이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핵심기술을 이해하려면 교과목과 교수진의 보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모든 생도가 기본적 소양으로서 4차산업혁명 기반 기술의 기초를 배워야 실제 첨단 기술과 무기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美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처럼 非공학 생도들도 필수적으로 공학수업을 이수하는 등, 사관학교 차원에서 제반 여건 마련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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