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덕 배우 겸 무술 감독의 새로운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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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명덕 배우 겸 무술 감독의 새로운 인생 2막
  • 김선녀 기자
  • 승인 2023.02.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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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공부를 통해 인생 2막을 새롭게 쓰고 있다
60년대 당시 무술을 배운 형을 따라 그도 무술의 세계를 접했고 체육관을 출입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접했다
60년대 당시 무술을 배운 형을 따라 그도 무술의 세계를 접했고 체육관을 출입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접했다

어려서부터 무술을 배워 여러 나라에서 무술 사범으로 또 무술감독 겸 배우로 인생 1막을 살아온 우명덕 씨는 이제 공부를 통해 인생 2막을 새롭게 쓰고 있다. 

경북 의성군 출신인 우명덕씨는 올해 76세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대에 평균 나이를 감안하면 늙지 않은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코 청년이나 중년도 아니다. 그 나이쯤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동적인 일선에서 물러나 쉼을 선택하지만 우 씨는 이제 새내기 대학생이 돼 젊은이들과 함께 캠퍼스를 누비게 된다. 

어렸을 때 음주가무를 즐겨 해서 가산을 탕진한 아버지로 인해 그의 생활은 넉넉하지 못했고 학업의 혜택도 받지 못했다. 고향에서 겨우 초등학교만 마치고 부산으로 이주한 가족은 각자 생활전선에 나가서 생계를 꾸리기에 급급했다. 

우 씨 또한 5남 3녀 중 넷째였지만 극장 앞에서 껌도 팔고 신문배달도 해야 했기에 공부를 할 수 없는 처지였다. 60년대 당시 무술을 배운 형을 따라 그도 무술의 세계를 접했고 체육관을 출입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하게됐다. 

청년이 된 그는 태권도를 배우고 합기도를 배우면서 급기야는 직접 체육관을 운영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차력에 입문했고 이후 우 씨 인생의 중심이 됐다. 

밤무대에서 차력 쇼를 하면서 그게 직업이 되었고 생계를 책임지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67년 제일영화사에서 무술영화를 최초로 상영하게 되었고 제작하게 되자 결국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할 정도로 무술의 달인으로 거듭났다. 

당시 명동의 청계 다방 등에서 서식하면서 영화판에 머물다 일당 6-7천을 받고 조연 생활을 했다. 그러다 85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밤무대에서 차력 쇼를 하게 됐다. 

이후 제주 마리아나 호텔 전속 차력사가 된 그는 해외 진출의 기회를 얻어 괌으로 무대를 옮겼다. 단기 여행 비자로 출국한 그에게 비자 문제가 걸렸지만 괌 노동국장의 도움으로 17일 만에 미국 비자를 발급받기에 이르렀다. 그 인연으로 괌 경찰들의 무술을 지도하기까지 했다.

그 후 정식 라이센스를 획득해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17년 동안 나이트 무대에서 차력 쇼를 펼치며 인지도를 쌓았고 사이판, LA, 일본 등 7개 나라에서 맹활약하며 차력사로 최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다 한국으로 귀국해 지하철 한 공간에서 1년 동안 차력 쇼를 이어나갔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온전히 평탄한 삶은 없듯 우명덕 씨의 인생도 다사다난했다. 우연히 접한 무술이 그의 평생 직업이 됐고 남다른 인생 이력의 전부가 됐다. 하지만 오래 지속된 코로나가 그의 인생 전환점이 됐다. 

학업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했던 우 씨는 코로나 상황에서 공부를 택했고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그러다 결국 올해 한양대학교 체육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하는 경사를 맞았다. 실로 불굴의 인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올해 한양대학교 체육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하는 경사를 맞았다. 실로 불굴의 인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올해 한양대학교 체육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하는 경사를 맞았다. 실로 불굴의 인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에게 대학 입학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오랜 외국 생활로 영어나 일어 등 언어에 대한 공부는 수월했지만 고령에다 오래 학습이 단절된 그에게 수학은 난관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파란만장한 인생을 잘 헤쳐 나온 불굴의 의지는 그 어려움도 극복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대학 입학이라는 영예로운 순간을 선물했다.  

이제 그에게는 남은 꿈이 있다. 그의 영혼을 다 담은 액션 영화 한편을 제작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까지 무술을 하면서 120여 편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기에 이 또한 두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이 그대로 담긴 멋있는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된 우명덕 씨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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