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화뮤지엄, 서울 한국미술관에서 '민화의 비상(飛上)'展 개최
상태바
한국민화뮤지엄, 서울 한국미술관에서 '민화의 비상(飛上)'展 개최
  • 이진희 기자
  • 승인 2022.10.24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민화의 ‘현대성’과 ‘방법론’을 실험하는 최초의 시도
'민화의 비상(飛上)'展 포스터 (사진=한국민화뮤지엄)
'민화의 비상(飛上)'展 포스터 (사진=한국민화뮤지엄)

전남 강진군 청자촌에 위치한 한국민화뮤지엄(관장 오석환, 오슬기)이 다가오는 11월 2일부터 7일까지 서울 한국미술관에서 《민화의 비상(飛上)》전을 개최한다. 본관인 조선민화박물관의 주최 및 주관, 한국민화뮤지엄 협찬으로 열리는 해당 특별전은 기존 민화 전시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시도들이 녹아 있는 기획전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민화의 비상》전은 한국민화뮤지엄 오슬기 관장 기획으로 2019년 시작한 시리즈 전시로 현대민화의 ‘현대성’과 ‘방법론’을 실험하는 최초의 시도이다. 2019년의 소주제였던 ‘제1장. 민화 그리고 초현실주의(Chapter1. Minhwa and Surrealism)’는 당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관에서 8일간 6,000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민화 전시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제2장. 민화 그리고 표현주의(Chapter2. Mihwa and Expressionism)'이라는 주제로 열린 바 있다.

올해에는 ‘민화, 조선의 팝 아트(Chapter3. Minhwa, Korean Pop art)라는 주제로 열린다. 1950~60년대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팝 아트가 소수 엘리트가 독차지하던 유미주의 예술에 대한 반작용으로 TV, 만화, 잡지 등 대중문화를 적극 활용하면서 예술과 삶의 경계를 와해시키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열었다면 민화는 조선후기 새롭게 부상한 여항인이나 부유한 상인계급을 기반으로 과거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회화가 저변화 되어 탄생했다. 민화에서는 팝 아트의 소비문화 대신 모란, 물고기 등 작품에 그려지는 도상이 갖는 상징체계를 활용했다.

그런데 민화는 전조가 되는 사회 변화의 움직임이나 향유 계층의 확장으로 인한 예술의 대중화, 삶과 예술의 경계 와해 등의 특징 외에 시각적으로도 팝 아트와 유사한 표현이 관찰된다. 특히 도식화된 윤곽선, 평면적이고 정형화된 도상 표현 방식은 신문 삽화나 만화를 활용한 팝 아트와 유사하다. 책거리도에서 자주 관찰되는 다시점이나 역원근법은 실재와 상관없이 책과 기물을 화면에서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특징으로 팝 아트에서 다양한 잡지 속 장면을 오려붙인 콜라주 작품을 연상시킨다. 이는 앙시(仰視)와 부감시(俯瞰視), 수평시(水平視)의 혼용을 통해 관찰자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 없게 만드는 산수화에서도 관찰된다.

팝 아트라는 개념으로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팝 아트와 유사한 표현이 서구 사조가 소개되기 전 이미 민화에 내재되었던 것이다. 이는 과거 1, 2회 전시에서 살펴본 초현실주의, 표현주의와 유사한 표현이 민화에 이미 나타나 있다는 사실의 연장선에 있다. 따라서 《민화의 비상》전은 민화는 전통적이고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실제 서구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고 사용하기 시작한 다양한 표현법들조차 들여다보길 거부하는 인식에 도전하고, 오히려 그러한 특징이 극대화된 전통민화와 현대민화를 의도적으로 함께 전시함으로써 오래 묵은 편견에 물음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민화뮤지엄 및 조선민화박물관 소장품 중 팝 아트적인 표현이 관찰되는 유물 및 이 전시를 위해 선정된 29인의 현대민화 작가들의 팝 아트가 극대화된 현대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올해에는 특히 민화 뿐 아니라 예술계의 원로 작가들 4명이 초청작가로 합류해 더 풍성한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시 개막식은 11월 2일(수) 오후 3시에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민화뮤지엄 본관인 조선민화박물관에서 주관하는 국내 최초 민화 전문 공모전인 ‘전국민화공모전’의 올해의 수상작전도 같은 기간 한국미술관에서 함께 개최하면서 민화 축제의 장이 열릴 전망이다. 전시장 내에서는 한국민화뮤지엄 공식 아트숍인 ‘율아트’의 민화 그리기 용품, 민화 액자, 본그림, 굿즈, 체험용품, 도서 등 다양한 상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올해의 《민화의 비상》전은 11월 10일부터 12월 25일까지 영월관광센터에서 앵콜 전시도 예정돼 있다.

《민화의 비상》전은 현대민화에서 부족한 전문 기획자와 작가의 콜라보가 함께 구성된 전시로 앞으로도 현대민화 전시의 방향성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