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병은, 메인으로 이끈 드라마 '이브' 마친 소감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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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병은, 메인으로 이끈 드라마 '이브' 마친 소감 전해
  • 홍대의 기자
  • 승인 2022.07.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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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이 됐다고 해서 비장한 각오는 없었다. 늘 똑같이 연기하고, 그저 열심히 했다."고 전해
배우 박병은 (사진=tvN 드라마 '이브' 캡처)
배우 박병은 (사진=tvN 드라마 '이브' 캡처)

배우 박병은(45)은 데뷔 21년 만에 주연을 맡은 tvN 종방극 '이브'를 무사히 마쳤다. 성격파 배우인 그가 메인으로 극을 이끈 건 처음이다. 20년 넘게 묵묵히 한 길만 걸은 것처럼, 흔들리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했다. 

이 드라마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재벌의 2조원 이혼소송 내막을 다뤘다. 특히 여주인공인 서예지가 전 남자친구 김정현(32) 가스라이팅, 학교 폭력과 스태프 갑질, 학력 위조 등 각종 의혹의 주인공이었던만큼 제작발표회도 진행하지 않았다. 1·2회에서 박병은과 서예지의 파격 정사신으로 이슈 몰이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1회 3.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 4.5%로 막을 내렸다.

박병은은 이에 "서예지씨가 제일 먼저 캐스팅 됐는데, 작품 안에서 배우와의 만남이라고 생각해 시생활 이슈 등 외적인 부분은 신경쓰지 않았다. 작품, 사석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호흡이 잘 맞을까?' 싶었다. 초반에 예지씨가 극본이 거의 걸레가 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 현장에서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더라. 라엘 자체가 힘든 캐릭터인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임하는 모습을 봤을 때 기분이 좋았다.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병은은 전작인 '인간실격'(2021)에서 두 번째 주인공을 맡았을 때나 마음가짐은 똑같았다. 심지어 이브는 인간실격에 이어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회차가 많고, 첫 신부터 막 신까지 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도 "남자 주인공이 됐다고 해서 비장한 각오는 없었다. 늘 똑같이 연기하고, 그저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했으면 시청률, 흥행은 내 손을 떠난 거니까.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귀띔했다.

노출신이 많았던 터라 몸·외모 관리에 공을 들였다. "처음으로 상의 탈의 베드신이 있어서 지난해 10월1일 PT를 끊고 아침·저녁으로 운동했다"며 "몸을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해야 되는 줄 알았다. 어깨 부상이 와서 침, 주사까지 맞았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몸이 거의 퇴화됐다. 탄탄한 건 없다"면서도 "처음으로 웨이트 재미를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병은이 맡은 '강윤겸'은 LY그룹 최고 경영자다. '이라엘'(서예지)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죽은 후 13년간 복수를 설계했고, 윤겸을 유혹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방송 초반에는 윤겸 캐릭터가 너무 밋밋하게 그려졌다. '표정이 한결 같다' '산송장 같다'는 시청자 의견이 나온 까닭이다. "윤겸은 밝거나 말이 많지 않고 내성적인 인물이라서 고민했다. 초반에 모니터할 때 '너무 연기를 안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며 "'어느 선까지 눌러야 할까?' 고민 했는데, 감정을 응축해야 중·후반에 가서 더 다가가지 않을까 싶었다. 너무 무표정해서 아무 감정이 안 느껴지는 것 같았지만, 윤겸 캐릭터를 봤을 때는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탱고는 윤겸과 라엘의 로맨스에서 큰 매개체 역할을 했다. 첫 회에서 라엘은 딸이 다니는 유치원 사전 모임에서 탱고 무대를 선보였다. 6회에서 라엘은 윤겸 부인 '한소라'(유견)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윤겸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유혹했다. 이 때 방구석 탱고를 선보였는데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다.

박병은은 "본 분들 빵 터지더라. 근데 집에서 요리 하다가도 음악 나오면 추고, 실제로 그런 탱고가 있다. 나도 처음에 보고 '이게 뭐야~' 했다. 시청자들이 처음 봤을 때 느낀 것과 같았다"며 "항상 탱고 연습에 진지하게 임했다. 마지막 신은 상상 속의 탱고였는데, 춤을 치는 행위보다 둘의 감정이 더 중요했다. 처음에 서로 탱고로 맺어져서 마무리 짓는 느낌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회 엔딩도 충격적이었다. 윤겸은 소라와 함께 탄 차를 몰고 절벽으로 떨어졌다. 윤겸은 사망했고, 소라는 기억을 잃어버렸다. 처음부터 윤겸이 죽는 걸 알고 연기했지만 "약간 불쌍했다.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윤겸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 했는데, 아내는 살아나서 이상했다. 원래 나 혼자 인생을 마감할 줄 알았다. 소라랑 같이 뛰어들 줄은 몰랐다"며 "작가님이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겠느냐. 여러 엔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작가님 영역이니까.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불륜을 합리화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해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결혼한 사람은 절대 불륜을 하면 안 되지만, 전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드라마에서 다루는 이야기"라며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불륜은 나쁘다'고 가둬 놓은 프레임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바뀔 수도 있으니까.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만, 상상할 수 있는 공간에선 사랑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박병은은 2000년 드라마 '신귀공자'(2000)로 데뷔했다. 10년 넘게 조·단역으로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다. 2015년 영화 '암살'에서 '안옥윤'(전지현) 약혼자인 일본장교 '카와구치 슌스케'로 주목 받았다. 이후 '안시성'(감독 김광식·2018),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2022),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2017) '보이스' 시즌3(2019) '킹덤' 시즌2(2020) 등에서 활약했다. 아직 미혼인 만큼, 현실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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