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수하물처리시설 확장사업에 국산 부품 단 한 건도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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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수하물처리시설 확장사업에 국산 부품 단 한 건도 사용하지 않는다."
  • 문순옥 기자
  • 승인 2021.10.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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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5억원 규모의 턴키계약을 최종 체결함에 따라 수하물처리시스템 부품을 독일 지멘스 社로부터 납품받게 됐기 때문
진성준 의원
진성준 의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국토교통위원회)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 도입 현황’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10개 기관이 정부예산 약 102억원을 지원받아 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 핵심부품 6종의 국산화에 성공하고도, 정작 자신들이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 4단계 수하물처리시설 확장사업에는 국산 부품을 단 한 건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2013년 12월 ‘공항수하물처리 시스템 핵심부품 기술 및 Self Bag Drop 시스템 개발’을 국가연구개발과제로 선정하고, 4년 3개월 간(2013.12~2018.3월) 국가 예산 총 102억원을 지원했다. 이 연구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해 테스트베드 지원과 기능·성능 현장 적응성 진단 등을 담당했다.

당시 ‘연구개발계획서’에 따르면 “해외 항공선진국의 경우, 자국의 발전된 IT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공항수하물처리시스템의 개발 및 실용화를 통해 세계 공항산업을 선점하고 있는 반면, 국내 공항은 수하물처리시스템(BHS) 핵심부품 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외화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수하물처리시스템의 핵심부품 국산화가 최우선 연구개발 목표”라고 밝혔다.

4년 3개월 후인 2018년 3월, BHS 핵심부품 개발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2018년 5월에 제출된 연구과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핵심부품(6종)을 위한 기술 확보 및 장비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했다며, “외산대비 유지보수 성능 향상, 설계 및 제작 기술력을 확보”함에 따라 “외산제품이 잠식한 국내 BHS시장에 국산화 제품을 적용하여 내수시장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핵심부품 6종은 ▲POWER TURN, ▲MERGE CONVEYOR, ▲Baggage Position Control System, ▲High Speed Diverter, ▲DRIVE Assembly, ▲CAROUSEL 등이다. 이와 관련하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3개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성과로 7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 4단계 공항건설사업(2017~2024) 제2터미널 수하물처리시설 확장사업에는 국산 핵심부품이 단 한 건도 사용되지 못하게 됐다. 공사가 2019년 10월 국제외자 경쟁입찰 공고를 통해 올해 초(’21.1.8) 지멘스(53%), 포스코플랜텍(31%), 포스코ICT(16%)로 구성된 ‘P&S 컨소시엄’과 2,955억원 규모의 턴키계약을 최종 체결함에 따라 수하물처리시스템 부품을 독일 지멘스 社로부터 납품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개발과제 최종보고서의 ‘연구개발성과의 활용계획’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주관 및 공동연기기관들이 보고서를 통해 “인천공항 BHS 외산부품 대체” 계획에 대해 “세계 대표적인 허브공항과의 경쟁에서 중요한 BHS는 인천공항 건설 및 시설확장에도 핵심 요소로서, 현재 계획 중인 인천공항 4단계 사업에도 57km 확충될 예정”이라며, “인천공항 4단계 BHS 사업 적극 활용 할 수 있도록 시설처와 협조 요청”을 통해 내수시장 확대 의지를 밝힌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인 셈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산화 제품의 납품실적이 매우 적고, 국외 대형공항 운영실적이 전무하여 제품의 신뢰성 확인이 곤란”하다며, “입찰 이전까지 개발선정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공급을 위한 절차·근거가 마련되지 못했고, BHS 건설사업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실적을 요구함에 따라 계약자가 모든 과업을 책임지고 건설하는 턴키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한 핵심부품 6종 중 하나인 ‘경사형 캐로셀’의 경우 2018년 3월과 2019년 10월 총 5대(4억6,668만원)가 김포공항에 도입된 실적이 있다.

진성준 의원은“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연구개발의 주체로서 중소기업들과 함께 부품 국산화에 성공하고도 정작 자사 공항건설은 해외업체와 턴키계약을 맺은 것은 무책임하고 이율배반적인 처사”라고 일갈하며, “입찰공고 시 제안요청서에 국산화 부품 사용 조건을 명시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전에 건설됐던 수하물처리시설의 내구연한이 도래하거나 5단계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이번처럼 국산화 기술을 나몰라라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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