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컨퍼런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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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컨퍼런스' 개최
  • 이미남 기자
  • 승인 2021.10.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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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평화생태공원의 뛰어난 경관과 지리적, 생태적 중요성에 뜻을 같이하고 한강하구 일대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역할도 강조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컨퍼런스'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컨퍼런스'

7일 공식 개관한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5일 열린 각국 대사 초청 애기봉 평화 콘퍼런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의 뛰어난 경관과 지리적, 생태적 중요성에 뜻을 같이하고 한강하구 일대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역할도 강조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대사, 이준규 한국외교협회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박석범 전 이라크 대사, 이윤영 전 네덜란드 대사 등 7명의 주요 인사가 초청됐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개회사에서 “독일이 통일 30년 간 엄청난 발전을 이룬 주요한 요인은 분단 기간에도 이뤄진 지속적인 상호교류와 협력 때문이었다. 동서독은 분단기간에도 우편통신협정, 여행 및 방문협정, 교통협약을 통해 사람과 물자 그리고 문화와 생각들이 오가는 기반을 마련했고 통일독일은 그런 기반을 착실히 구축해 온 결과”라면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의 개관은 남북평화와 통일한국을 위한 아주 작은 씨앗일 수 있지만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의 ‘작은 발걸음’과 같은 일이 될 수도 있다. 남북의 공동번영을 위한 비전을 고민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이어 “김포시는 경기도와 함께 남북평화교류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한강하구의 공동이용 및 통일경제특구 등 평화 전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신경제구상에서도 보듯이 환서해경제벨트와 접경지역벨트가 만나는 핵심지역이 한강하구 일대이고 그 중심에 김포시가 있다. 철도 등 도로연결이 추진되면 대륙과 땅길, 바닷길, 하늘길 어디로든 연결될 수 있는 김포가 통일한국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규 한국외교협회장은 “남북대결의 상징이었던 이 자리에 역사적인 평화생태공원이 문을 열어 의미가 크다”면서 “이 곳은 앞으로 남북이 과거와 같은 대립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고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리라는 확신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유럽연합의 지속적인 평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도 각국의 노력이 중요하고 그런 노력과 자세를 끝까지 유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는 ‘독일 통일의 교훈과 한반도’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통일은 물론 통일 이후의 통합 노력에 대해서 강조했다.

미하엘 대사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처럼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장소는 없을 것”이라면서 “서울이 굉장히 답답한데 2km도 안 되는 곳에서 탁 트인 경관의 북한을 바라볼 수 있어 매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독일은 분단국가로서의 아픔을 한국과 공유하고 있고 통일의 경험을 공유하며 통일에도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년 한국의 통일부와 북한관계 등 통일 문제를 공유하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많은 독일인들은 급작스런 독일의 통일을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 독일이 상호 소통을 활발했고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단체가 교류를 해야 하고 항상 채널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일치가 있었다. 이런 바탕에서 사회당의 빌리 브란트가 야당과 함께 당시에 담대하고 용감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하일 대사는 또 “항상 느끼는 것이 한국의 대화 정책을 봤을 때 굉장히 용기가 담대하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경험을 보자면 1960년대, 1970년대 수상들이 대화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었다. 또 정당들이 올바른 정책을 취했고 그래서 통일이 됐다. 많은 부분에서 증명됐듯이 기초적인 소프트 파워가 있어서 가능했고 천천히 통일을 이뤘다”면서 “동독, 서독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고 교류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준 게 중요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인적교류야 말로 최소한의 일이지만 또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정부와 민간단위에서 또 지자체의 인적교류가 활발했고 네트워크를 형성했기에 통일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 사람에게 ‘통일을 원하느냐’고 질문을 하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주저한다. 경제적인 문제들도 있고 경제적 부를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역사를 보면 용기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외교장관들도 많은 용기를 보여줬다. 유럽도 통일 독일에 대해 사실 많은 우려사항이 있었지만 유럽연합에 소속되어 있었기에 결국 통일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하일 대사는 “메르켈 총리가 ‘3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통일은 진행 중’이라고 하셨다. 사실이다. 독일 통일이 31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동독이 그렇다”면서 “여전히 임금이라든지 생활수준의 유지에서 차이가 난다. 모든 세대가 통일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지만 여하튼 진정한 통일을 위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리스 비간츠 라트비아 대사는 “11살인 제 아들에게 한국에 부임하기 전 ‘한반도의 평화, 세계의 평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아들이 ‘제게 그런 거 물어보시면 안 될 것 같은데요’라고 했지만 이어서 ‘협력이 필요할 거 같다’고 했다”면서 “사실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미 다 나와 있다. 정치적 의지와 함께 자원을 잘 모아서 우리 아들의 추천처럼 서로 협력을 하기만 하면 된다. 일단 소통을 시작하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협력이 가능하다.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고 한국인들이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스럽고 기쁘다. 꼭 가야할 행사라고 생각하면서 왔다”면서 “환경부장관을 하면서 하지 못했던 사업이 한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DMZ평화생태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의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하고 사업이 진전이 되지 못했다”면서 “환경은 정치적 이슈와 분리시킬 수 있는 가치중립적인 현안이기 때문에 기대를 상당히 하고 있었는데 추진이 안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전 장관은 “한국전쟁 끝나고 나서 맥아더 장군이 ‘한국이 전쟁의 폐허로부터 재건하는 데에는 적어도 1세기가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은 꼭 60년 만인 2013년에 GDP 1,000배를 이뤘다. 기적을 이룬 것”이라면서 “그런데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게 한반도의 평화체제구축과 통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오늘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문을 여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포시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프로젝트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사람들이 와야 하고 젊은 세대를 포함해서 사람들이 올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만드냐가 중요하다”면서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마주치지를 않는다. 그래서 소리가 안 나고 있다. 통일이나 평화는 어떻게 컨센서스를 만드느냐가 중요하고 이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박석범 전 이라크 대사는 “그리운 북녘 땅을 최단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조강전망대에 서보니 분단의 아픈 역사가 다시 느껴지고 가슴이 저리다. 위성사진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북한의 마을과 주민들을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기고 평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라면서 “조강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허리고 역사적으로 명멸했던 여러 왕조들이 가지고 싶어 했던 풍요로운 땅이었으나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었던 만큼 외세의 침입으로 크게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렇게 풍요와 아픔의 역사가 공존하는 지역이고 현재도 남북한 선박이 이론적으로는 항행이 가능한 프리존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더욱 소중한 평화교육, 역사교육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사는 이어 “반면 조강은 역설의 지역이기도 하다. 중립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고 그 덕분에 새로운 생명과 희망이 찾아오는 장소가 됐다. 남과 북이 정치적 이념으로 갈라져서 땅을 비운 사이에 재두루미, 저어새, 개리 등 수많은 생명들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 조강은 비극의 땅이 아닌 생명의 터전이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평화와 생태, 미래 세 가지 주제를 테마로 전시공간을 오픈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현재와 과거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서 우리가 추구할 평화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한반도 평화는 바로 이 조강지역에서 시작하고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영 전 네덜란드 대사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한국의 전망대 중 가장 북녘을 잘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남북을 가르는 철책이 전혀 보이지 않는 풍광이 대단하다”면서 “굉장히 상징화 되어 있는 곳이다. 여러 강이 하나로 합쳐져서 서해로 흘러가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통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미래세대를 위한 한반도 분단 상황과 통일의 필요성 등 좋은 교육의 장소, 플랫폼으로 평화구축 프로세스의 새로운 일환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지방정부와 함께 한다면 우리의 꿈을 한 단계 더 이룰 수 있는데 도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김포의 지역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란시스코 알베르토 곤잘레스 주한 콜롬비아 대사관 공사는 “평화를 향한 모든 분들의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평화를 위한 걸음에 일조하기를 바란다”면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야 말로 한국의 평화의 노력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평화의 메시지가 계속 발전되고 앞으로도 평화를 위한 노력과 열정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하면서 콜롬비아 대사관도 이런 노력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는 UPI, AFP, 블룸버그, 차이나뉴스서비스(CNS) 등 7개 국가의 외신기자 20여 명이 참석해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나타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입장료와 가상현실(VR) 체험료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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